2012년 11월 9일 금요일

수능, 학교



수능에 대한 기억 1.
2008학년도 수능을 치른 나는 친구들과 말없이 계단을 내려왔고 바깥 공기를 마시자마자 왈콱 눈물을 쏟아내며 울었다.
영어선생님이 다가와서 나를 토닥이며 뭐라고 말씀 하셨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힘내라는 종류의 어떤 말이였을 거다.


수능에 대한 기억 2.
2009학년도 수능은 재수를 함께 준비한 친구와 같은 교실에서 치렀다.
자리 배정도 앞 뒤여서 우리는 쉬는 시간마다 서로를 응원했다.
수능을 마친 우리는 덤덤하게 교정을 빠져나오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삼수는 하지말자.'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그 길로 곧장 오락실에 갔다. 작은 노래방에서 노래를 실컷 부르고 집에 돌아갔더니 우리 가족이 웃으며 하는 말.
시간이 지나도 집에 안오길래 수능 망쳐서 죽으러 갔나 싶었다고.

그리고 2013학년도 수능 날
나는 두 번의 수능을 치른 곳이자 모교인 금산여고를 찾았다.
딱히 가고싶어서 간 것은 아니고 산책하며 걷다보니 이곳에 와있었다.
많은 감정이 오고갔는데 말로는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수능이 끝난 후 교정은 참으로 조용했다. 내가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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